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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현충일, '태극기 휘날리며' 그리고 외할아버지의 고등어

현충일, '태극기 휘날리며' 그리고 외할아버지의 고등어

오늘은 현충일입니다. 아침에 태극기를 바라보니 문득 오래전 국립 현충원에 성묘를 갔던 때가 떠올랐어요. 저희 외할아버지께서도 6.25 참전 용사이자 국가유공자로 국립 현충원에 안장되어 계시거든요. 그날 현충원에 꽃을 들고 성묘하러 갔을 때, 묘하게 할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의 기억이 겹치면서 마음이 울컥해지는 하루였답니다.

전생의 비극

현충일, 잊지 않겠습니다: 외할아버지의 헌신

현충일은 매년 6월 6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국군 장병과 순국선열들의 넋을 기리고 추모하는 날입니다. 특히 6.25 전쟁처럼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웠던 시기에 조국을 위해 싸우셨던 모든 분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날이죠. 외할아버지께서도 그 참혹한 6.25 전쟁에 참전하셨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덕분에 국가유공자가 되어 국립 현충원에 영면해 계십니다.

성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유난히 고등어 머리가 생각났습니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 외갓집에 가면, 늘 본인은 고등어 머리를 즐겨드신다면서 저에게는 살이 통통한 몸통을 주시곤 했거든요. 그때는 몰랐는데, 그 단순한 식탁 풍경이 어쩌면 **"나는 괜찮으니 너는 더 좋은 것을 먹고 건강하게 자라라"**는 할아버지의 깊은 사랑이자, 전쟁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자식과 후손을 위해 희생하셨던 그분들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신 외할아버지처럼, 수많은 선열들이 가족과 우리 모두의 평범한 일상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하셨을지 헤아려보게 되었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며': 전쟁의 얼굴, 가족의 희생

현충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 중 하나가 바로 **'태극기 휘날리며'**입니다. 이 영화는 제가 현충일에 느끼는 감정들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참 많아요.

'태극기 휘날리며'는 한국전쟁이라는 거대한 비극 속에서 평범했던 두 형제, 진태와 진석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겪는 처절한 싸움과 변해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립니다. 살아가기 위해, 사랑하는 동생을 살리기 위해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형 진태의 모습, 그리고 그런 형을 되찾으려는 동생 진석의 간절함은 전쟁이 한 개인의 삶과 가족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기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영화는 전쟁의 무자비함과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되는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주지만, 동시에 그 속에서 피어나는 숭고한 가족애와 형제애, 그리고 무엇보다 '나라를 지킨다'는 것이 곧 '내 가족과 내 삶을 지킨다'는 처절한 현실이었음을 깨닫게 합니다. 외할아버지께서 경험하셨을 전쟁의 공포와 그 속에서 지키려 했던 소중한 것들이 영화 속 진태와 진석의 이야기와 겹쳐지며, 가슴 먹먹한 울림을 줍니다.

성묘 후, 울컥이는 마음: 기억해야 할 평화

성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할아버지의 고등어 머리 이야기가 떠오르면서 정말 울컥해졌던 것은, 단순히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그리워서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스러져 갔던 모습, 그리고 그들이 지키려 했던 우리의 평범한 오늘이 할아버지의 희생과 겹쳐지면서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이름 모를 수많은 영웅들과 외할아버지처럼 기꺼이 모든 것을 내어주셨던 분들의 숭고한 희생 위에 세워졌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됩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잠시 잊고 지냈던 그분들의 헌신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 그것이 바로 현충일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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