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설국열차' 리뷰 속편) 단백질 블록: 생존인가, 노예화인가?
영화 '설국열차'를 본 사람이라면, 꼬리칸 사람들에게 매일 배급되던 그 **'검은 블록'**을 잊을 수 없을 거예요. 처음엔 그저 단단하고 맛없어 보이는 식량인 줄 알았죠. 하지만 그 블록의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저는 단순한 구역질을 넘어선 소름을 느꼈습니다. 오늘은 이 '단백질 블록'이 어떻게 단순한 음식을 넘어 지배층의 잔혹한 통제와 피지배층의 절망적인 생존을 상징하는지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꼬리칸의 유일한 식량, 그리고 충격적인 진실
열차의 맨 뒤, 꼬리칸 사람들은 오직 이 **'단백질 블록'**에 의지해 생명을 이어갑니다. 회색빛의 이 블록은 그들에게 생존을 위한 유일한 수단이자, 꼬리칸에서의 고통스러운 삶을 버티게 하는 힘이었죠. 하지만 영화 중반, 이 블록의 정체가 **'바퀴벌레로 만들어진 것'**임이 밝혀집니다.
이 장면은 단순히 역겹다는 감정을 넘어, 엄청난 충격을 안겨줍니다. 꼬리칸 사람들이 지난 17년간 먹어온 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끔찍한 재료였다는 사실은, 그들이 얼마나 비참한 환경에 처해 있었고, 또 얼마나 철저하게 속고 살아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지배층에게 꼬리칸 사람들은 그저 '처리해야 할' 자원이었을 뿐이죠.
통제의 수단: 정보의 은폐와 생존의 도구화
'단백질 블록'은 단순한 식량을 넘어, 지배층이 피지배층을 통제하고 착취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습니다.
첫째, 정보의 통제입니다. 윌포드(에드 해리스)를 비롯한 지배층은 블록의 재료를 철저히 숨겼습니다. 진실을 알았다면 꼬리칸 사람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테니까요. 알 권리를 박탈함으로써 그들의 저항 의지를 꺾고, 주어진 것에 순응하게 만들었습니다.
둘째, 생존의 도구화입니다. 블록은 꼬리칸 사람들의 생명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였습니다. 배급량을 조절하거나, 배급을 중단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순종을 강요할 수 있었죠. '먹는다는 행위'가 가진 가장 원초적인 생존 본능을 이용해, 지배층은 꼬리칸 사람들을 완벽하게 노예화시켰던 겁니다. 블록은 그들에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허락'이었고, 그 허락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존재가 된 것이죠.
시스템의 위선: 진실을 은폐한 허상
'단백질 블록'은 시스템의 잔혹한 위선을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윌포드는 열차라는 폐쇄된 공간 안에서 완벽한 질서와 균형을 유지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질서와 균형은 꼬리칸 사람들의 희생과 기만 위에 세워진 것이었습니다. 겉으로는 '생존을 위한 식량'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 속에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진실이 숨어 있었죠.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모두를 위한다'는 명분 아래 소수의 희생을 강요하고, 불편한 진실은 철저히 감추려는 시스템의 위선 말이죠. '단백질 블록'은 겉으로 보이는 '선한 의도' 뒤에 숨겨진 잔혹한 본질을 파헤쳐 보는 상징적 장치가 됩니다.
마치며: 당신의 '단백질 블록'은 무엇인가요?
'설국열차'의 '단백질 블록'은 단순히 영화 속 소품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지배층이 피지배층을 통제하고 착취하는 방식, 그리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인간의 원초적인 생존 본능을 동시에 상징하는 강력한 메타포였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단백질 블록'의 진실이 드러났을 때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역겨움은 블록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차별과 기만의 서늘한 진실 때문이었을 거예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혹시 우리 삶 속에도, '생존'이라는 이름으로 제공되는 어떤 '단백질 블록'이 존재하지는 않을까요? 그 속에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아래는 본 편 링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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