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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설국열차' 리뷰 속편 3) 꼬리칸과 앞칸의 구조: 열차는 달리고

(영화 '설국열차' 리뷰 속편 3) 꼬리칸과 앞칸의 구조: 열차는 달리고, 계급은 멈춰있고

영화 '설국열차'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열차라는 한정된 공간이 이렇게까지 거대한 사회를 압축해 놓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단순히 기차 칸을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우리 사회의 수직적인 계급 사다리를 한 칸 한 칸 밟아 올라가는 것 같았죠. 오늘은 '설국열차'의 물리적 구조가 어떻게 현대 사회의 계급과 불평등을 날카롭게 비판하는지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열차 칸 = 계급 사회의 압축판

'설국열차'는 빙하기 속 인류의 마지막 생존 공간이지만, 동시에 완벽하게 분리된 계급 사회를 보여줍니다. 열차의 맨 뒤 **'꼬리칸'**부터 시작해 앞으로 나아갈수록 '중간칸'을 거쳐 '앞칸', 그리고 모든 것을 움직이는 '엔진칸'에 이르는 구조는 마치 우리 사회의 계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합니다.

  • 꼬리칸: 이곳은 최하층민의 비참한 삶이 응축된 공간입니다. 비좁고 어두우며, 열악한 위생 상태와 '단백질 블록'이라는 최소한의 식량으로 연명하는 희망 없는 일상이 펼쳐집니다. 이곳은 가장 많은 인구가 살지만, 가장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곳이죠.
  • 중간칸: 꼬리칸을 벗어나면서 등장하는 칸들은 점차 나은 환경을 보여줍니다. 의류, 음식, 심지어 교육까지 계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분배되는 불평등이 여실히 드러나는 곳입니다. 어둠 속 꼬리칸과는 달리 빛이 들어오기 시작하며, 일상적인 삶의 모습이 조금씩 나타나지만, 여전히 지배층의 감시와 통제 아래 있습니다.
  • 앞칸 (엔진칸): 열차의 가장 앞쪽에는 지배층의 사치와 권력이 집중된 공간들이 펼쳐집니다. 신선한 음식, 쾌적한 주거 공간, 심지어 유치원, 수영장, 온실까지. 이 모든 것은 꼬리칸 사람들의 고통과 희생 위에 세워진 화려하고 위선적인 풍요였습니다. 이들은 열차의 질서와 자신의 특권을 당연하게 여기며, 모든 것을 통제하는 시스템의 꼭대기에 서 있습니다.

객차 통과 = 계급 사다리를 오르려는 저항

커티스(크리스 에반스)를 비롯한 꼬리칸 사람들의 '혁명'은 단순히 앞으로 나아가는 물리적인 여정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곧 굳게 닫힌 계급 사다리를 하나씩 오르려는 필사적인 저항이었습니다. 한 칸 한 칸 문을 열고 전진할 때마다 그들은 새로운 환경과 맞닥뜨리고, 그곳에 존재하는 '질서'와 싸워야 했습니다.

특히 각 칸을 지키는 문지기들과의 전투는 계급 사회에서 상위 계층으로 진입하기 위한 지난한 노력을 상징합니다. 꼬리칸 사람들은 자신들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열차의 다른 면모를 목격하며, 시스템의 잔혹성과 불평등을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전진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 이동을 넘어, 사회적 지위 상승에 대한 욕망과도 연결됩니다. 과연 이들이 최종 목적지인 엔진칸에 도달했을 때, 진정한 해방을 얻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억압에 직면하게 될까요? 영화는 이 질문을 계속해서 던집니다.


마치며: 당신은 열차의 어느 칸에 있나요?

'설국열차'는 열차라는 폐쇄된 공간 속에서 인간 사회의 계급 구조와 불평등을 너무나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엔진은 끊임없이 달리고 있지만, 열차 안의 계급은 윌포드라는 시스템에 의해 굳건히 '멈춰져' 있었죠.

이 영화를 보면서 저는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나는 과연 이 열차의 어느 칸에 살고 있는가? 그리고 내가 속한 칸의 '질서'는 과연 정당한가? 우리 사회가 이 열차처럼 보이지 않는 계층으로 나뉘어 끊임없이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설국열차'는 뼈아픈 질문을 던지며 진정한 사회적 정의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아래는 본 편 링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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