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판 위, 나의 인생을 복기하다: 이세돌, 장그래, 그리고 AI 시대의 승부
안녕하세요! 저는 바둑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저 게임을 넘어, 바둑판은 제게 인생 그 자체라고 느껴지곤 하죠. 반상 위에 한 수 한 수 놓을 때마다, 비록 천재적인 수읽기는 아닐지라도, 저는 그 순간마다 신중해지고 이 수가 '속수'는 아닐까, 속수라면 왜 그럴까 항상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런 바둑을 처음 배운 것은 초등학교에 막 들어갔을 때였습니다. 근처 복지회관에 작은 바둑학원이 있었는데, 솔직히 그때는 바둑이 그저 알까기를 하는 '알까기 도장'인 줄로만 알았어요. 작은 돌들을 튕기는 것이 왜 재미가 있는지, 그때는 딱지치기나 팽이치기가 더 좋았고, 그냥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그 장소, 그곳이 놀이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처음엔 '학원'이라는 거부감이 먼저 들었어요. 학원이라고 하면 공부만 하는 딱딱한 곳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바둑학원은 엄숙하고 진지한 곳처럼 느껴졌죠. 어른들이 무엇 때문에 이 바둑판을 뚫어져라 보는지, '바둑판은 인생 그 자체다!'라는 말이 대체 무슨 의미인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시키니까 하는, 또 하나의 숙제 같은 존재였죠. 하지만 또래 아이들과 알까기를 하며 신나게 놀다 보니, 어느새 그곳은 공부하는 '학원'이 아니라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로 가득한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바둑은 어린 시절의 흐릿한 추억 속에 잠들어 있다가, 대학생이 되어서야 비로소 다시 저의 삶에 깊이 들어왔습니다. 어린 시절에도 조훈현, 이창호 9단님들의 바둑은 알았지만, 바둑이라는 게임을 정확하게 이해하게 된 건 이세돌 9단의 바둑을 보면서였습니다. 그의 날카로운 수읽기, 상대의 의도를 거스르는 통찰력, 그리고 제 기준에서는 100수 앞을 내다보고 한 수 한 수 매서운 눈으로 구리 9단과의 대국을 승리한 '10번기'를 보면서 정말 짜릿한 전율을 느꼈습니다.
그때부터였을 겁니다. 저도 마치 프로 기사처럼 사활이며 맥점이며 필사적으로 공부를 해 보려 했던 것이요. 공부를 하며 특히나 사활 문제를 풀 때면 너무 머리가 아팠습니다. 한 수를 놓으면 머릿속에서 돌이 사라지고, 또 다른 한 수를 놓으면 사라지고… 마치 마법이 일어나는지, 놓으면 사라지고 없어지기를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고, 제가 풀 수 있는 선에서는 기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 풀었던 것 같습니다.
바둑판 위, 인생의 축소판: 복기와 성장의 의미
바둑을 두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복기(復碁)'**라고 합니다. 복기는 바둑이 끝난 후 처음부터 다시 바둑판을 놓아보며, 자신이 두었던 수와 상대가 두었던 수를 되짚어보는 과정입니다. '복기'를 통해 '내가 그때 왜 이 수를 두었을까?', '더 좋은 수는 없었을까?' 하며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다음 수를 대비하죠.
- 행마(돌의 움직임), 정석(스타크래프트로 치면 빌드 오더), 세력 대 실리, 혹은 **수읽기(전략적 측면)**로 치열하게 반상을 운영하는 것. 이 모든 요소들이 제가 한 수 한 수 둘 때마다 그 결과가 바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바둑판이라는 우주는 참으로 어려우면서도 신비로웠습니다.
- 특히 바둑을 두고 있으면 인생의 전 과정을 미리 시뮬레이션하는 것 같습니다. 한 수 한 수 두어질 때마다 바뀌는 판의 구도는 마치 제가 한 걸음 한 걸음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서 어디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바뀌듯이 느껴집니다. 아무리 신중하게 한다 한들, 지나간 시작을 돌이킬 수는 없죠.
하지만 바둑은 그렇지 않습니다. 바둑은 '복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복기를 통해 저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제가 지나온 길을 찬찬히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일전에 제가 **[블랙핑크 제니의 영상을 보고 일기를 쓰고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 것]**도 바로 이 인생의 복기를 위한 것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스타를 존경합니다. 그 스타는 아마 바둑을 알지 못했겠지만, 일기 쓰기라는 습관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복기), '수읽기'(라는 가수의 재능과 가사)와 더불어 마치 상대를 압도하는 전략적인 운영처럼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무대를 장악하는 **'스타의 기술'**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인생의 고수'**니까요. 이런 전략적인 사고와 상대의 심리를 파고드는 면모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는 [스타크래프트 '농락 전략'의 심리학: 왜 우리는 당할수록 더 '열받을까'?]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AI 시대, '미생' 속 장그래의 바둑판: 노력의 의미를 묻다
그리고 2016년, 인간의 지능을 대표하던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은 바둑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완전히 뒤바꿨습니다. 이 대결은 바둑을 '인간 지능의 정점'에서 'AI의 능력 시험대'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알파고는 인간이 수십 년간 쌓아온 노력을 단 몇 년의 학습으로 뛰어넘어, 많은 이들에게 '인간 노력의 무의미함'이라는 허무감과 함께 알 수 없는 두려움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AI는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최적의 효율을 찾아내며, 반복적인 업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데 압도적으로 탁월함을 증명했죠.
하지만 이 충격적인 경험은 동시에 AI가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고, 새로운 통찰을 얻게 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했습니다. AI는 인간 바둑의 지평을 넓혔고, 우리는 AI를 통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학습하며 스스로의 기량을 발전시킬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 **<승부>**를 보면서, 저는 문득 드라마 '미생' 속 장그래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바둑 연구생으로 있다가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그는 회사라는 낯선 바둑판 위에서 서툰 발걸음에 수없이 넘어지고 엎어지며 좌절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한 수 한 수 자신의 삶을 두어 나갔죠. '미생'이 보여준 것처럼, 우리의 삶도 때로는 알 수 없는 다음 수를 두어야 하는 바둑판과 같습니다.
🌟 시대의 변화와 '완생'의 의미: 우리의 삶은 어디쯤 와 있을까?
이렇듯, 제가 이전 글들 모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제가 초등학교 때의 바둑의 의미와 현재 어른이 된 저의 바둑의 의미가 다르고, 또 과거의 기술과 현재 AI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그리고 유행과 같은 모든 것은 시대에 따라 그 의미와 느낌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아 도태되지 않느냐, 아니면 성공하느냐는 바로 이 부분인 것 같습니다. 누가 이런 현 시대, 각 시대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무엇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가 처음 회사를 입사하여 바둑 연구생으로 있다가 본인을 '미생'이라고 표현했던 것처럼, 우리도 완벽하다고는 하지만 사실 그 위치, 그곳이 '완생(完生)'인지 '미생(未生)'인지는 그 시대에 따라, 또 훗날의 평가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살아온 것만으로도, 이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완생'에 가까운, 잘 적응하고 있는 삶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둑은 저에게 단순한 게임을 넘어, 기술의 혁신까지 알려준 계기가 된 소중하고 영원한 친구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둑판 위에서 펼쳐진 이 두 가지 '승부'(인간 vs 인간, 인간 vs AI)는 앞으로 우리가 펼쳐나갈 삶의 '승부'에 대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이는 마치 저의 [사건의 지평선 너머, 새로운 시작]글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미지의 미래 앞에서 용기를 내어 한 발짝 내딛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은 이 AI 시대에 어떤 '노력'을 통해 자신만의 '승부'를 펼쳐나가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바둑이 보여준 두 가지 '승부' 중 어떤 모습이 당신의 마음에 더 깊이 와닿으시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소중한 생각을 나눠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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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승부' 속편)AI 시대, 바둑과 창작의 역설: 사라지는 기풍, 빛나는 인간미
[함께 들으면 좋은 노래] AI 시대, 인간의 가치와 노력을 생각하며 이 노래를 감상해 보세요.
Queen - We Are The Champions (Live)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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